"각국 정부는 아시아인에 대한 폭력을 책임지고 막아야 한다"
영국 BBC에 출연한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의 세계를 향한 일침입니다.

3월 15일(현지 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국 BBC 앤드류 마 쇼의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어떻게 한국은 신규 확진자 수를 줄여나가면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는지 묻는 영국 BBC의 질문에 강경화 장관은 한국의 '개방성, 투명성, 그리고 충분한 정보 제공'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외에도 강경화 장관은 한국의 뛰어난 의료 시스템과 빠른 검사 장비 승인 등 한국의 치명률(사망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특히 인터뷰 말미에 강경화 장관은 여러 전세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각국 정부가 아시아인에 대한 폭언, 폭력을 책임지고 막아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BBC 앤드류 마 쇼 인터뷰 전문?

Andrew Marr/앤드류 마
장관님, 한국은 국가차원에서의 특별한 전략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략적인 특징을 설명 부탁드립니다.

Foreign Minister Kang Kyung-wha/강경화 장관
기본적으로는 개방성, 투명성, 그리고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이런 원칙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한국은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짐작하시는 것처럼, 의료시스템이 고도로 전산화되어 있고, 확산 초기부터 상황을 투명성 있게 관리하는 데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3일 연속 안정화 되는 추세에 있으며 신규 확진자 수가 완치자 수보다 더 적은 상황입니다.

Andrew Marr/앤드류 마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검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루에 2만 명 정도 검사를 하고 있는데 한국 정도 크기의 그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은 숫자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그리고 이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Foreign Minister Kang Kyung-wha/강경화 장관
우선,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중요하겠고, 추가 확산은 최소화하며 확진자를 빨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치명률이 극히 낮은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 측은 이 검사 방법을 신속히 승인했었습니다. 중국 당국이 1월 중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발표한 이후 우리 보건당국은 연구기관들과 신속한 협의를 거치고 그 결과를 제약회사들과 공유하여 제약회사들이 시약과 검사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까지 시행된 검사 건수는 25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26만 건이 시행되었습니다.

Andrew Marr/앤드류 마
정말 놀랍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해야 하는 것이 모니터링이죠. 한국은 다수의 유럽국가처럼 봉쇄나 사회격리를 하지 않고 휴대폰 앱을 통해서 사람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왜 대규모 지역 봉쇄를 하지 않고 이런 방식을 택한 건가요?

Foreign Minister Kang Kyung-wha/강경화 장관
이건 바로 한국의 역동적이면서도 개방적인 민주주의의 가치에 충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아마 이런 점이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이끌어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현재 입국상황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으며, 출국상황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국내로의 전염을 최소화하고 국내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출국자 중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해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Andrew Marr/앤드류 마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고비는 넘겼다고 보시나요?

Foreign Minister Kang Kyung-wha/강경화 장관
지난 2월 말 9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가 정점이었고 이제 이 수치가 오늘 기준으로는 76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래서 신규 확진자 수에선 안정세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이게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접근방식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해외 여러 국가와의 상호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 국민은 사업, 가족교류, 관광 등으로 여행을 상당히 많이 합니다. 한국 경제는 이렇게 전세계 국가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문호를 개방해두려고 합니다. 바이러스가 여러 나라에 확산됨에 따라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IT 인프라가 빈약한 국가에선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계속해서 개방적인 접근방식을 고수하고자 합니다. 어쨌든 신종병원균이 전세계적인 보건위협이 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경험과 접근법, 모델이 다른 나라들의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보다 나은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더 큰 국제적 협력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바입니다.

Andrew Marr/앤드류 마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사태가 종식된다고 해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일상의 시작이겠죠.

Foreign Minister Kang Kyung-wha/강경화 장관
한 가지 제가 언급하고 싶은 점은, 각국 정부가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냉철하게 대응하며 주어진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WHO의 판데믹 선언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두려움과 공포의 확산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에 대한 폭언, 폭력 사례에 대해 제가 얼마나 많은 보고를 받고 있는지 상상하기 힘드실 겁니다. 그리고 정부는 책임을 지고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당장 필요한 협력의 정신을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Andrew Marr/앤드류 마
물론입니다, 장관님. 오늘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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